비금 시제 참석기
(2012년 4월 5일 목요일)
글 : 이광훈
비금 시제는 매년 양력 4월5일 거행된다. 4일 화요일과 5일 목요일 양일간 회사에 휴가를 내고
4일 8시 일산 집을 출발하여 광주로 향했다. 광주에 계시는 어머니와 귀문 형님 형수님을 픽업하여 비금에 들어가기 위해서였다.
비금 시제는 이번이 두번째다. 작년에는 시제 당일 새벽에 서울을 출발하여 목포까지 가서 7시 배로 비금에 들어 갔었는데 올라 올 때 너무 피곤하고 광주 어머니도 비금에 가보고 싶다하셔서 이틀 일정으로 내려 갔다.
12시20분쯤 광주 본가에 도착하니 귀문 형님 형수님이 집에 와 계셨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두 분을 모시고 목포를 향해 출발했다.
광주-목포는 도로가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져서 이제 1시간 거리다.
목포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하여 우리에게 익숙한 대흥상선의 차도선 3시 배에 차와 몸을 싣고 비금 가산을 향해 출발했다.
예전에는 여객과 짐만 실을 수 있는 여객선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차도선이 다녀 차를 배에 바로 실을 수 있어 편리하다. 목포-가산은 차도선으로 2시간20여분 소요된다. 중간에 안좌와 팔금을 경유한다. 차량 운임은 기사 1명 포함 3만5천원, 여객은 객지인은 9천원인데 비금 거주자와 경로우대 해당자는 할인이 된다.
목포항을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오른쪽에 나타나는 유달산과 신안호텔.
유달산을 보고 있노라면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바위에 볏짚을 덮어 쌀가마니 처럼 보이게 하여 왜적에게 심리전을 펼쳤다는 노적봉의 전설이 생각난다.
그 다음에 나타나는 목포대교.
목포대교 사업은 목포 신외항과 서해안고속도로 및 무안국제공항 등 물류시설간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고하도 개발에 따른 교통수요를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사업으로, 목포대교가 개통이 되면 목포IC에서 고하도(신외항)까지 직접 연결됨에 따라 기존 시가지 교통량이 분산되어, 상습 교통정체구간인 국도 2호선 및 영산강하구언 교차로의 정체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다.
아울러 목포IC에서 신외항까지 통행시간이 60분에서 20분으로 40분 단축에 따른 물류비용 절감효과와 대불산업단지, 삼호중공업등 접근성 향상으로 지역산업 경제의 활성화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뉴스 기사다.
4일 가는 날은 바람이 몹시 불어 차 유리창에 바닷물이 튀어서 소금이 되었다. 요즘은 배가 커서 이정도의 바람에는 끄떡도 없는데 생각해 보면 예전 광순호 시절에는 배가 많이도 흔들렸었다.
5일 시제 당일의 날씨가 걱정이 되었는데 당일에는 날씨가 너무 좋아 시제 지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잠은 종가집 큰집에서 잤다. 훈재 조카님 모친(내게는 형수님이다)께서 어머니와 귀문 형님 형수(동서지간)와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고 저녁을 먹은 후 우리는 창곡 삼촌 어머니댁에 놀러 갔다.
어렸을 때 늘 할머니 댁에 놀러 갔던 추억이 아스라 하다. 할머니는 94세로 집안 할머니 세대에서는 유일한 생존자이시다. 연세에 비하여 아직도 총기가 멀쩡하시고 건강하시다. 보행에 지장이 있어 걷지는 못하시지만 기억력과 시력, 청력은 연세에 비하여 정정하신 편이었다.
5일 아침 시제가 시작되기 전에 어머니 귀문 형님 형수와 함께 선영 참배를 시작했다.
맨 먼저 간 곳은 수림리에 있는 5대조 할아버지(諱 수성(壽城) 字 기호(基昊)號 하은(霞隱)) 묘역을 갔다. 상석의 글은 가선대부 겸 경복궁 오위장 이공 휘 수성지묘 비 정부인 창녕성씨지묘라 되어 있다.
수성할아버지 대에 가세가 넉넉했던지 거의 모든 입도조 이후의 비문에 수성할아버지의 이름이 보인다. 수성할아버지가 주도적으로 묘역 정비 작업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수성할아버지의 아버지 상묵할아버지 묘역을 참배했다.
상묵할아버지 묘역을 나중에 간 이유는 수성할아버지의 묘역은 수림리에 있고 상묵할아버지는 다른 할아버지들과 함께 뒷산 선영에 계시기 때문이다. 상석의 비문은 가선대부 한성좌윤 이공 휘 상묵지묘 비 정부인 하동정씨지묘라 되어 있다.
다음은 내 할아버지(향근)의 장형이신 학래 큰할아버지 묘역을 참배했다.
상석 옆에 내 이름도 새겨져 있어 뿌듯했다. 상석 비문의 글은 통훈대부 중추원 오위장부군 전주이공 학래지묘 비 숙부인 단양위씨라 되어 있다. 학래 할아버지 묘 윗편이 상묵할아버지 묘다.
학래 할아버지는 4형제 이신데 학래, 정래, 향두, 향근 이렇게 4분이신데 나는 막내 향근 할아버지의 손자이고 왼쪽 묘는 셋째 할아버지인 향두 할아버지의 묘이다. 장형 학래 핛아버지의 묘 아래에 있다.
상석 비문에 학생 전주이공 향두지묘 비 유인 김해김씨 덕매라 되어 있다.
다음은 나의 할아버지 묘이다.
4형제 중 맨 막내. 나는 할아버지의 기억이 또렷하다. 담배를 즐기셨고 술은 거의 못하셨다. 할아버지를 닮아서인지 나도 술이 쎈편이 못된다. 그리고 담배를 즐긴다. 상석 비문에 학생 전주이공 향근지묘 비 유인 김해김씨 명엽이라 되어 있다.
이렇게 묘역을 참배하고 5일 12시 경에 시제에 참석하기 위해 당두리로 향했다.
맹송 삼촌께서 갑자기 이제는 젊은 친구들이 시제를 주도해야 한다고 나더러 시제를 진행하라 하셔서 축문을 읽고 술을 올리는 일을 내가 하게 되었다. 작년에 참석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올해도 참석했는데 그 중에 몇몇 분은 이름과 관계를 모르겠다.
축문이다.
모두 13명의 조상님들의 제사를 지내는데 두남-부용-곤-상묵-수성-현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제사다. 13분인 이유는 상묵 할아버지의 할머니가 두번이셔서 그렇다.
9대 조고 통정대부 한성좌윤 두남
9대 조비 정부인 함양박씨
8대 조고 절충장군 중추부사 부용
8대 조비 숙부인 상주이씨
7대 조고 통정대부 공조참의 곤
7대 조비 숙부인 밀양최씨
6대 조고 가선대부 한성부윤 상묵
6대 조비 정부인 하동정씨
6대 조비 정부인 함평이씨
5대 조고 가선대부 수성
5대 조비 정부인 창녕성씨
4대 조고 통정대부 중추의관 현은
4대 조비 숙부인 밀양박씨
왼쪽부터 어머니, 형남 삼촌네 작은어머니, 종가집 훈재 조카 어머니
왼쪽부터 형열 삼촌, 형남 삼촌, 형무 삼촌,
국노 삼촌....
비금을 35년 만에 찾으셨다며 감회가 남달라 보였다. 지금은 자은에 거주 하신다.
얼굴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어린시절 국노 삼촌의 명성은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앞줄 왼쪽부터 모자 쓰신 분이 영태 삼촌(창곡 삼촌 동생, 비금 거주), 노란 모자가 창곡 삼촌, 훈재 조카 형수, 우리집안 사람이 아닌 당두리 주민, 빨간 모자 쓰신 분도 이름을 모르겠다. 국 그릇 들고 계신 분은 이철 형님, 파란 점퍼가 형열 삼촌, 그 왼쪽이 형남 삼촌, 맹송 삼촌, 흰머리가 많으신 분이 문중 염전을 임대경작 하시는 분이라는데 이름 모름, 국노 삼촌
도고리에 사신 다는데 누군지 모르겠다. 작년에도 참석했었다.
시제가 끝나고 일행은 다시 형남 삼촌 집에 모였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귀문 형님 형수, 형열 삼촌, 형남 삼촌, 창곡 삼촌, 맹송 삼촌, 영태 삼촌,
창곡 삼촌 작은어머니, 내 어머니.
돌아 오는 배 안에서 간재미 회에 막걸리.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국노 삼촌, 어머니, 맹송 삼촌, 형무 삼촌, 형열 삼촌. 뒷머리만 보이는 이는 집안 사람이 아니다.
나는 시제에 왜 참석하는가?
그냥 좋아서 참석한다. 고향이어서 좋고 살아 계시는 친인척 얼굴을 뵙는 것도 좋고 할아버지 산소에 가서 어린시절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서 좋고. 장수하시는 할머니 찾아 뵙고 깨복쟁이 손자가 장성하여 용돈 드리는 것도 좋고. 그 정으로 챙겨 주시는 시금치 한다발 들고 오는 것도 애틋한 정이 느껴져서 좋고.
시제 참석하는 하루 이틀이 피곤하기는 하지만 내 마음속에 얻어 지는 즐거움에 비하면 그깟 육체적 피곤함은 아무것도 아니다.
내게 고향은 그런 곳이고 시제는 그런 이벤트다.
나이가 들수록 추억만이 재산으로 남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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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글쓴이는 비금 용소리 종친인 "이광훈" 이며,
2. PDF화일로 작성된 원본을 복사하다보니 옮기는 과정에서 맞춤법이 틀려지는 현상이 있어서
최대한 수정하여 원문과 동일함을 유지하고자 했음.
3. 원본의 사진크기와 다르게 편집되어 있음.
4. 원문이 필요하신 분은 첨부하는 화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첨부화일 : 비금시제 참석기_이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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