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 항렬의 중요성]
동성동본(同姓同本)의 씨족의 계보(系譜)를 족보(族譜)라고 합니다.족보는 중국 한나라 때부터 비롯되었다고 하나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조선시대 이후부터 본격화 하였습니다.
족보에는 대체로 항렬자가 제정되어 쓰이고 있습니다. 그것으로 소목(昭穆)과 세계(世系)를 헤아릴수 있습니다.
소목은 위패(位牌)를 모시는 순서로서 시조(始祖)의 위패의 왼쪽을 소, 오른쪽을 목이라고 하는데 소는 2, 4, 6...... 세(世), 목은 3, 5, 7..... 세로 나갑니다. 세(世)와 대(代)는 곧잘 혼동되기 쉬운데, 세는 시조를 포함시키고, 대는 시조 다음부터 헤아립니다. 그러나 세손(世孫)은 각각 시조 다음부터 숫자를 헤아리므로 같이 나갑니다. 가령, 응(應)자 항렬은 선성군(宣城君) 17세이며 16대에 해당하지만, 16세손인 동시에 16대손인 것입니다.
항렬자는 일반적으로 오행(五行)의 상생원리(相生原理 : 金生水, 水生木, 木生火, 火生土, 土生金)에 따라 십이지(十二支 :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 숫자(12345678910), 오상(五常:仁義禮知信) 순서에 따라 정하기도 합니다.
대개 그 원칙에 해당하는 글자가 포함된 글자(예:源.....水, 寧....丁)를 쓰거나 오행의 방위의 원리에 따른 글자(예:中....中央土, 商....西方金, 상은 오음(五音)인 궁상각
치우(宮商角徵羽)에서 서방에 해당하기도 함)를 씁니다. 또한 해당 글자 그대로 쓸 경우도 있습니다.(예:義....五常의 義)
항렬자는 동성동본의 씨족들이 일정한 원칙 아래 정해 놓고 자녀를 낳으면 그것에 따라 이름을 집니다. 그러나 딸의 경우는 반드시 따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항렬자를 놓는 자리는 대개 이름의 위 아래로 섞바꿔 가나(예:源0, 0和, 應0), 위 또는 아래만 놓는 집안도 있습니다.
어느대에 이르러는 항렬자를 복수로 정하고 임의로 고르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예:中, 信)
대개는 같은 씨족에서는 항렬자를 통일해서 쓰지만 전주이씨는 파시조가 125분이나 되어 파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여러 파가 공통으로 쓰기도 합니다.
항렬자는 집안에 따라 각기 미리 정해놓고 쓰므로 이름에 들어있는 항렬자만 보고서도 그들이 숙질(叔姪)간인가, 조손(祖孫)간 인가를 알수 있습니다.
그 집안의 항렬자를 미리 몰라도 앞서의 원리로 따지면 누가 숙항(叔行)이고 누가 질항(侄行)인가, 누가 조항(祖行)이고 누가 손항(孫行)인가를 판별할 수 있습니다.
요새 간혹 한글이름 짓기를 하여 항렬자를 떼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스스로 씨족의 항렬에서 이탈되는 행위라 하겠습니다.
여자의 경우라면 혹 몰라도 남자의 경우는 혹여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항렬자는 그 사람의 가계 또는 족보상에서의 자리를 확일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문학박사 리응백 : 본원 고문, 서울대명예교수, 한국 국어연구회 회장, 한국 수필문학진흥회장, 전통문화협의회장, 전본원 문화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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