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크랩] [여름휴가]섬 여행 - 신안군 비금도 (일간스포츠)

블랙썬 2005. 7. 14. 15:00
진흙처럼 고운 모래가 4km 원평·명사십리 '숨은 보물'

오후 1시에 목포항을 떠난 배는 안좌도와 팔금도를 거쳐 2시간 뒤 비금도의 가산항에 닿는다. 항구는 작고 아담하다. 몇몇 식당과 배 시간에 맞춰 하루 3회 운행하는 작은 마을버스가 객을 맞는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들어선 항구의 음식점, 메뉴는 강달어구이가 곁들여진 백반이다. 특히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시금치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비금도 시금치는 '섬초'라는 상표로 유명한데, 겨울에 유통되는 전국 시금치의 4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식당에서는 겨울에 재배한 시금치를 냉동했다가 연중 손님 상에 낸다고 하니 챙겨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나니 오후 4시다. 이맘때는 염전이 북적일 시간이다. 비금도는 국내 최초로 천일염이 시작된 곳이다. 1946년 평안남도로 징용되었다가 돌아온 박삼만 씨가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섬의 동남쪽 해안 일대에는 수많은 염전이 자리한다. 섬을 관통하는 2번 국도를 따라 달리면 어디에서든 염전을 구경할 수 있다.

대파(밀대)로 소금을 내고 수레로 나르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눈처럼 하얀 소금 더미, 예스러움이 물씬 밴 소금 창고 등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해가 질 때의 염전은 특히 아름답다. 제대로 보고 싶다면 주변의 언덕에 올라가야 하는데, 지당리의 덕산(떡매산) 기슭이 좋다.

섬의 서북쪽에 위치한 원평.명사십리해수욕장이나 서남쪽의 하누넘 해안일주도로는 일몰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포인트다. 두 곳을 왕래하는 데 불과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해가 지기 전에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거리다. 특히 산허리를 감싸고 도는 하누넘 일주도로에선 바다와 해안 절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게다가 바람을 막기 위해 쌓았다는 우실(바람막이 돌담)을 둘러보고 녹음 품은 숲길을 드라이브하는 재미도 있다. 원평.명사십리해수욕장 부근에는 비금도에서 비교적 깨끗한 민박집이 들어서 있다. 숙박 요금은 3만원, 성수기(7월 중순부터)에는 5만원으로 인상된다.

■ 명사십리에서 더위를 잡아라

아침 메뉴는 꽃게비빔밥. 발라낸 게 살을 양념에 비벼 먹는 음식이다. 꽃게 가격에 따라 값에 차이가 있지만 1인분에 1만5000원 선이다. 탕도 곁들여진다. 7~8월은 꽃게와 병어, 서대가 한창 물이 좋을 때다.

산책을 하려면 섬의 동쪽(광대리)에 솟은 성치산(220m)이 제격이다. 원평.명사십리해수욕장에서 차로 20분이면 닿는다. 이곳에는 고려 때 축조되었다는 산성의 일부와 용이 승천하면서 뚫었다는 바위동굴(용혈)이 있다. 자동차로 산 중턱까지 오를 수 있고, 차에서 내려 정상 부근의 용혈까지 오르는 데도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소나무와 잡목 사이로 난 등산로가 비교적 잘 닦여 있다. 남서쪽으로는 울릉도 나리분지와 비슷한 광경이 펼쳐지고 동북쪽으로는 들판 한가운데에 자리한 광대리 마을의 아담한 모습이 보인다. 용혈에서는 정상에 있는 산성의 모습이 어렴풋하게 보이지만 그곳까지 오르기에는 무리다. 길이 없기 때문이다. 돌산인데다 경사가 가팔라 길을 내며 오르는 것이 불가능하다.

섬의 남쪽(고서리)에 자리한 선왕산(255m)도 산책 삼아 가볼 만하다. 산 중턱에 전통 사찰인 서산사가 있다. 주지스님의 덕담을 듣고 시원한 약수 한 모금 마신 후 내려오니 활력이 솟는다.

오후에는 본격적으로 해수욕에 돌입. 비금도에서 가장 유명한 해수욕장은 원평.명사십리다. 진흙처럼 고운 모래가 10리(4km)에 걸쳐 펼쳐진데다 썰물 때면 백사장의 폭이 150m에 달하는 제법 큰 큐모의 해수욕장이다.

경사가 완만하고 수질이 깨끗해 아이들이 물장난하기에도 좋다. 또 내월리에 있는 하누넘해수욕장도 제법 알려진 곳이다. 그러나 민박이나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찾아가기가 수월치 않아 인파가 몰리지는 않는다. 해변의 길이가 1km 남짓한 작은 규모지만 기암괴석에 둘러싸인 모습이나 천혜의 자연 경관은 오히려 원평.명사십리보다 낫다.

이 밖에도 곳곳에 알려지지 않은 해수욕장과 숨은 해변이 많다. 조용한 피서를 원한다면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좋은 장소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유명한 해수욕장이라 하더라도 부산 해운대나 강원도의 해수욕장처럼 북적거리지 않기 때문에 애써 한적한 곳을 찾지 않아도 된다.

해 질 무렵 도초도로 향한다. 비금도와 도초도는 서남문대교(937m)로 연결돼 있어 비금도 어디에서든 차로 20분이면 도초도에 도착할 수 있다. 아치형으로 가늘게 뻗은 다리가 웅장하다기보다 우아하다. 다리 아래쪽에 위치한 수대리 마을 초입에서 그 모습이 가장 잘 보인다.

■ 또 다른 즐거움, 선상 유람과 갯벌 체험

해수욕을 원하는 사람이면 도초도에서 가장 큰 시목해수욕장으로 가는 것이 좋다. 규모는 크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서 조용하다. 2km에 달하는 모래밭이 반원형으로 둥글게 펼쳐지고, 그 뒤로 녹음을 품은 산이 병풍을 두르듯 감싸고 있다. 모래가 곱고 경사도 완만하다.

해수욕 외에도 즐길 거리가 있다. 화도항 근처의 횟집이나 낚시가게에서 수소문을 하면 배와 낚시도구를 빌릴 수 있는데(돌고래식당 061-275-7337), 칠팔도나 우이도 주변을 돌며 유람을 하거나 갯바위, 선상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배를 빌리는 가격은 20만~25만원. 4~6명이 팀을 이뤄 빌린다면 크게 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니다.

바다에서 섬을 바라보면 섬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특히 기괴한 모양의 해안 절벽이나 작고 아담한 무인도를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도초도 남동쪽 이곡리 마을 앞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갯벌이 형성돼 있다. 서해안의 갯벌보다 거칠기 때문에 일반인이 직접 갯벌 체험을 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대신 2~3일 전에 예약(061-261-7047)을 해두면 싱싱한 뻘낙지를 잡아다 준다. 값은 20마리에 7만~8만원 선.

시간이 있다면 만년리 마을의 만년사에 찾아가 보자. 주지스님 한 분이 기거하는 작고 아담한 절이다. 기력 회복에 좋다는 황차를 얻어 마실 수 있다. 도초도의 화도항에서 목포로 가는 마지막 배 시간은 차도선의 경우 15:30, 농협 철부선이 16:00. 쾌속선은 정박하지 않는다. 비금도에서 배를 타려면 늦어도 15:30까지는 가산항에 도착해야 한다.

체크 포인트

1. 북항에서 출발하면 요금 절약

북항에서도 농협에서 운영하는 철부선이 비금도와 도초도로 각각 07:00, 11:20에 출항한다. 승선 인원에 상관없이 차도 운임(2만5000~3만원)만 지불하면 되는 것이 장점. 즉 두 명이 타나 세 명이 타나 승용차 한 대 비용만 내면 된다. 철부선은 화물 차량을 우선 태운다. 따라서 화물이 많을 때는 승용차가 배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 비금농협 철부선 사무실 061-244-5251,도초농협철부선사무실 061-243-7916

2. LPG 차량은 목포에서 가득 충전을

섬 내엔 대중교통이 거의 없기 때문에 차량을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비금도나 도초도에는 주유소는 있지만 LPG 충전소가 없다. 따라서 승선하기 전에 목포에서 충전해야 한다.
출처 : 일상탈출[국내여행 펜션정보]
글쓴이 : 아하 원글보기
메모 : 나의 어릴적 추억이 고스란히 묻혀있는 곳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까지의 추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