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크랩] 비금도 선왕산(하계 휴양지)

블랙썬 2005. 8. 8. 14:42

비금도 선왕산


그림 같은 다도해 풍광이 감동적
전남 신안군의 섬 가운데 하나인 비금도는 해수욕과 산행을 겸할 수 있는 좋은 여행지다.

 섬 서쪽의 뼈대를 형성하고 있는 선왕산(255m) 줄기는 멋진 암봉들이 도열한 뛰어난 다도해 조망대로 섬 산행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비금도의 해수욕장들 역시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아름다움을 지녔다. 4km가 넘는 광활한 백사장의 명사십리(원평)해수욕장과 원시적 풍광이 독특한 하누넘 해수욕장 등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비금도 산행은 뛰어난 조망을 기대해도 좋지만, 남쪽의 섬 산인만큼 가시덤불을 헤칠 각오도 단단히 해야 한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지 않는 곳인데다 풀과 나무가 잘 자라기 때문이다.

 특히 산행기점인 망동에서 그림산 정상까지의 초반부는 물론 주능선 전 구간의 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특히 수목이 우거지기 시작하면 가시덤불이 가득 찰 것으로 예상된다. 산행시 반드시 긴소매와 긴 바지 차림을 권한다.

 


산행 출발점은 면소재지인 덕산리에서 그리 멀지 않다. 차량으로 5분여 거리의 망동 마을이 기점이다.

 마을 입구에 차를 세운 뒤 민가 뒤편에 위압적으로 솟아 있는 그림산을 향해 풀숲을 헤치고 오른다. 초입에는 길이 잘 보이지 않으나 일단 능선에 진입하면 희미하게나마 족적을 찾을 수 있다.


능선을 따라 20분쯤 오르면 무덤 몇 기가 나타난다. 이어 커다란 바위봉우리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는 조망처가 나오고 20m 가량의 급경사 슬랩이 앞을 막아선다. 그러나 잡을 거리가 많아 쉽게 통과할 수 있다. 그래도 리지화를 신는 편이 좋을 것이다.


슬랩을 넘어서면 널찍한 바위지대가 펼쳐진다. 이제부터는 바위지대가 그림산 정상까지 아기자기하게 연결된다.

 가끔 무시무시한 직벽이 앞을 막아서지만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안전하게 산행을 이을 수 있다. 그림산 바로 밑의 40m 직벽을 오른쪽으로 우회해 산 뒤편의 안부로 오르면 정상으로 연결된 산길이 보인다. 안부에서 정상까지는 100m 가량으로 잠깐이면 오를 수 있다.

 


조망이 일품인 그림산 정상은 전망대처럼 널찍하다. 정상에 서면 북동쪽으로 펼쳐진 넓은 개펄과 비금도에 딸린 자그마한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의 긴 백사장도 한눈에 든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서쪽의 선왕산 방면으로 종주를 시작한다. 안부를 통과해 오르는 첫 바위봉우리가 만만치 않다. 이 봉우리 역시 오른쪽으로 우회해 오르는데, 수십m 절벽을 끼고 올라 고도감이 대단하다.


그림산 서쪽의 바위봉우리를 오른 뒤 다시 급경사 바위길을 내려선다. 급경사를 통과하면 푸른 대나무가 숲을 이룬 작은 안부가 나타난다. 대나무숲을 통과해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면 지금도 비금도 주민들이 넘나드는 고갯마루 죽치에 닿는다.


죽치에서 대나무숲을 오른쪽으로 돌아 15분 정도 오르면 조망이 뛰어난 계단 형태의 바위지대로 나선다. 이곳에서 등대섬 칠발도를 비롯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비금도 서쪽 해안의 비경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계단 형태의 조망처를 지나 10분 가량 평이한 능선길을 따라가면 능선 오른편으로 커다란 참호가 조성된 것이 보인다.

 

일제시대 때 군사용으로 만든 인공구조물이라고 한다. 이 참호를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주능선의 절경이 펼쳐진다. 칼날 같은 암릉은 아니지만 반듯한 입석이 줄지어 선 모습이 장관이다.


선왕산 정상은 그림산과 마찬가지로 널찍한 바위 평지다. 비금도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라 어느 곳 하나 막힐 것 없이 시원스레 조망이 터진다. 특히 남서쪽 내촌 마을에서 하누넘 해수욕장으로 넘어가는 구불구불한 도로가 산허리를 실금처럼 갈라놓은 모습은 운치가 있다.


하산은 선왕산 정상으로 다시 돌아와 동쪽 능선을 타고 덕대 마을로 이어진 넓은 산길을 따르는 것이 좋다. 물론 북서쪽 능선을 타고 계속해 산행을 이어갈 수도 있으나, 대중교통편이 빈약한 곳이라 돌아올 길이 막막하다.

 


하산길에 형제봉이라는 두 개의 커다란 돌기둥을 거쳐 조금만 더 내려서면 능선 오른쪽 아래 두 개의 커다란 동굴이 보인다.

 이 동굴 역시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동굴을 지나면서 등산로는 급속도로 고도를 낮추며 마을로 이어진다. 정상에서 덕대 마을까지 30분이면 하산이 가능하다.


선왕산 능선은 바위가 많기는 하지만 암릉등반이라고 할 수준은 아니다. 도봉산 포대능선 코스를 갈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안전시설이 없기 때문에 초보자가 낀 그룹은 보조자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흔들리거나 뜬 바위들이 많아 낙석에도 주의해야 한다.

비금면 소재지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인 망동에서 출발해 그림산~죽치~선왕산~덕대 마을까지 약 6km로 4시간 가량 소요된다.

 

 산행시간은 짧지만 비금도 산행은 배편 때문에 어차피 1박2일로 잡을 수밖에 없다. 섬 안 대중교통편으로 공용버스가 하루 한두 번 운행하고 있다. 비금도 곳곳을 돌아보려면 택시(신안비금택시 061-275-4447)를 이용해야 한다.

출처 : 山코오롱산악회
글쓴이 : 전경연 원글보기
메모 : 비금 선왕산 소개